내 한평생을 돌이켜보면 역시나 순식간에 지나온 것 같아. 정말 평범하게 살아왔지.
아버니는 내가 가문을 빛내기를 바라셨지만, 당신은 사람을 잘못 보신 게야.
나는 말일세. 바로 이런 운명이었던 거라네.
중국의 Z세대들은 어떤 책을 읽을까?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그들은 의외로 우리와는 다르게 고전적인 문학이 상위권을 즐비했다.
리스트를 쭈욱 읽어보다 중상위권에 있는 '인생'이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이 책의 추천문구는 '위화'라는 작가를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올린 작품이라는 것.
90년대 문학이 Z세대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은 것인지 직접 읽어보았다.
제1장은 그만읽을까? 였다.
집안을 말아먹는 화자 즉, 푸구이라는 주인공의 거친 언동과 태도는 나의 미간을 찌푸리게 할뿐만 아니라 책을 몇 번이고 덮어서 책상에 탁 탁 치게 만들었다. 그러나, 제2장부터는 묵직한 펀치들을 한 방씩 맞기 시작했다.
담담하게 자신의 과거를 읊는 '푸구이'의 화법은 먹먹함을 더 강하게 안겨주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1장에서의 그를 마구잡이로 욕했던 나는 '그'의 뒤바뀐 운명을 읽고 바람이 빠진 웃음만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인생을 지켜보면서 특히, 아들 '유칭'의 죽음은 책장을 못넘기게 만들었다.
한 줄 한줄 먹먹함이 느껴졌고, 단순히 글을 읽는 것인데 괴롭다는 감정을 가진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책을 읽다 휴지를 꺼내들고 눈물,콧물을 쏟아낸 후 심호흡을 한 후에서야 다시 읽을 수 있었다.
책의 마지막장을 덮을 때까지 눈물을 멈추지 못했고, 덮은 후에 한참을 여운에 젖어있었다.
'왜 이 책을 안읽어?'라는 마음과 '아니야 읽지마' 두 가지의 마음이 공존했다.
그저 나의 삶 혹은 인생이라는 걸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훔쳐본다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구나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나는 '유칭'과 '펑샤'라는 인물들에 애착이 무의식중에 읽는 내내 생겼던 것 같다.
그러기 때문에 죽음이라는 설정은 행복을 바라던 나의 희망이 꺾였고, 그것이 운명이라고 납득을 해야하기 때문에 더 괴로웠다.
양들에게 먹이를 준다며 뛰어가는 유칭의 모습은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로 너무 예뻐보여서 그랬는지, 어처구니 없는 죽음과 그의 죽음을 마주하는 가족 개개인의 모습은 탄식밖에 나오지 않았다.
펑샤는 농아이다.
'그'가 장애아여서 더 마음이 쓰였다기보다 '그'의 성품이 내심 그녀가 잘되기를 계속 바라게 했다.
또한, 역사의 혼동속에서 언제나 피해자는 백성, 서민들이라는 것이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푸구이'는 그저 살아갔을 뿐이다. 어떠한 위대한 목적이 있다던가, 원대한 야망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살아있기 때문에 살아갔고 역사에 휘말렸을 뿐이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우리 현대사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시간 속에 현재의 중년, 노년 세대들이 살아왔다.
그리고 내가 '지금'을 살고 있다.
사람은 이 네가지를 잊어서는 안된다네.
말은 함부로 해서는 안되고, 잠은 아무데서나 자서는 안 되며, 문간은 잘못 밟으면 안되고,
주머니는 잘못 만지면 안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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